말쑤 2005. 2. 28. 23:21
저 낮은 중국.
주문해놓고 두꺼워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명저다.

원제인 중국저층방담록(中國低層訪談錄)을 이렇게 멋들어진 제목으로 탈바꿈 시키다니, 역자의 실력은 제목만 봐도 알 듯 하다.

"눈부신 발전의 이면에 가려진 현대 중국의 역사와 오늘날 개혁기를 살아가는 중국 인민의 삶의 속살에 대한 관심은 빈약하다" 라는 서문과는 달리,
굴곡진 중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 십수개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모든 사람의 삶은 한 편의 소설과 같구나.
개인의 삶에 투영된 이데올로기와 사상의 모습을 살피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고, 대약진운동에서 문화대혁명, 그리고 개혁개방으로 이어지는 중국 현대사의 장면 장면을 끼워맞춰보는 것도 재밌다.

원저의 탁월함도 있겠지만, 정말 보기 드문 번역의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