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과잡기/사랑과사람

새로운 농구 게임 출시!

말쑤 2005. 7. 27. 00:26


출근하면서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조마조마
하도 안 나타나서 나중엔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기안이 반송된 계약서는 회사 이름이 빠지고 별첨이 빠지고..
부랴 부랴 계약서를 수정하고 오토바이 퀵을 보내고..

오후 3시에 오픈되기로 했던 홈페이지는 결국 6시가 다 되어서 오픈이 되었고
그 사이 부랴 부랴 배너 게재 시간을 옮기고 옮기고.

네이버에 들어가 F5를 수도 없이 누르다가
우리 배너를 딱 보는 순간, F5를 한 번 더 눌러버렸다

그렇게 게재된 배너를 보았다.

보름간의 대장정 끝에, 이제 됐다 라는 생각에 긴장감이 풀린 탓이었을까..
저녁을 먹고 들어와 자리에 앉았는데 정말 미친듯이 졸음이 쏟아져왔다

안되겠다 싶어서 가방을 챙기고.. 회사를 나와 버스를 타고..
갈아타기 위해 건널목에 서서 반쯤 눈을 뜨고 있는데,
새로운 농구 게임 출시! 버스가 휙 하고 지나갔다

그렇게 부착된 버스광고를 보았다.

버스에 앉자 마자 쏟아지는 졸음.
눈을 뜰 때마다 바뀌는 창밖의 풍경들, 여기가 어딘지 긴장하다가 또 쏟아지는 졸음.

너무 힘들었다 컨셉을 유지하는 것이란게
그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체크해가며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그렇게 집에 돌아왔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그렇게 힘들었던 보름은
결국 내일의 또 다른 일들만이
알아주고..보상해줄 수밖에 없나보다..

힘들었던 하루에.. 그렇게 힘들었던 한주에.. 미칠듯이 달려온 보름에..
따듯한 말 한마디 듣지 못하는 것도
그것도 참 서운하다

하루 종일 가슴 콩닥 거리며 노출되기를 기다렸던
보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그 못난
'작품'에 던져진 무뚝뚝한 말한마디
참 서운하다

하루 종일 나의 시각과 모든 감각의 관심에 초점에 있었던
함께 볼 수는 없지만 내가 하루 종일 보기를 그렇게 원했던
'그것'에 던져진 서운한 반응
참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혼자서 요란법석을 떨었구나 하고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

대화
라는 것은..
결국은 하나를 꺼내놓고 시작하는 것..
그런 면에선 모든 건 내 잘못이다.
그래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대화조차 피곤하게 느껴진다..

이해
라는 것은..
결국은 자신의 잘못을 어렵게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
그런 면에선 잘한게 하나도 없다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