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쑤 2005. 8. 22. 01:54

연휴 뒤 4일을 휴가를 내버리고, 장장 9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터질듯 꾸역꾸역 넣고 구석구석 채워서 엉덩이로 꽉꽉 눌러 겨우 닫은 여행 가방은 결국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1. 비행기에서인지 리무진버스에서인지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혀 결국은 술병이 깨져버렸다. 아직까지 집에서는 고량주 냄새가 진동한다. 꽤 비싼거였는데 ㅠ,.ㅜ

2. 플라스틱 용기 2통에 꽉꽉 담아 온 12병 분의 라오깐마는, 수하물 검색대에서 잠깐 걸려 위기를 처했지만, 라오깐마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넘어갔다. 주둥이를 테이프로 붙이고 가로로 세로로 각 2번씩 둘둘 감싼 탓에 아주 말짱했다. 5달은 먹겠군 ㅋㅋ

3. 지도를 하나 놓고 와버렸지만, 댑따 큰 중화인민공화국지도는 무사히 가져다가 방 한 벽에 붙였다. 벽 하나를 꽉 채운다. 동생 왈 중국 졸라 크구나

4. 나의 cultural hero 마오의 물건들. 뺏지와 티셔츠, 라이터, 그리고 15장의 포스터. (정말 사업 아이템으로 만들어봐야겠다.) 레이펑 티셔츠도 맘에 들고, 특히 어렵게 산 포스터들은 너무 좋다. 끝부분이 술에 젖었지만 문제 없음.

5. 위에삥. 중치우지에가 오면 달처럼 둥글게 둘러 앉아 먹는다는 월병. 문득 펀리는 헤어짐을 뜻하는데 어찌 배를 자를 수 있느냐는 교과서의 구절이 떠오른다. ㅋㅋ 월병도 아주 맛있다. 만족.

6. 확신. 2년뒤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대한 확신을 다시 갖게 됐다.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절실하게 느끼고 돌아왔다. 대만족.

아주 오랜만에 구구절절이 썼다. 앞으로 이런 시간을 늘리고야 말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