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시간.. 쉬지 않고 한가지 일에 몰두한 것으로는 기록이었다. 체내에 듬뿍 주입된 니코틴과 카페인은, 24시간을 경과할 즈음부터 왼팔의 통증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다시 8시간을 자고, 막판에는 알콜까지 투여한 뒤, 5분 전까지도 문서를 만지작거리다 발표를 시작했다. ....... 결과는 정해져있었다. 1년이라는 시간을 발가벗기는 자리였으니까. 얼토당토 않게 많이 참석시킨 사람들을 통해 그 파워가 증폭되며 머리통을 계속 쳐댔다.
뭔가 내 생각에 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어떤.. 삶을 사는 철학이랄까, 근본적인 가치관이랄까, 그것들이 썪어빠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만, 가식, 그리고 나태. 너는 안돼, 나만이 할 수 있어라는 오만과, 본질 대신 껍데기만 자꾸 핥았던 그 가식, 여기에 방만함과 나태함까지.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 이건 그냥 덮어두자. 당장은 모르겠다.
문제를 너무 키우지 말고 가볍게 생각을 해보자. 이렇게 보면 분명 문제는 100이 안될 것 같으면 0으로 만들어버리는 버릇 때문일 수도 있다. 이걸 완벽주의라고 말이나 할 수 있을까. 일을 다루는 방식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 것 같다. 또 다른 문제로, 실행력이 없다. 추진력이 없다. 디테일에 약하다... 진짜로 듣기 싫은 이 말들. 결국 넌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말밖에는 되지 않는 이 소리들. 역시.. 가볍게 생각을 해봐도 참 답이 안나오는 문제구나.
다시 약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자꾸 후회하는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게 정말 문제다. 이런 생각은 빨리 죽여놔야한다. 근본적인 답이 아닌데 무슨 소용이 있냐는 생각은 없애버려야 한다. 가식을 털어내자. 겉멋을 없애자. 일단 순간에 집중하는 것으로 답을 내어보자. 그런 뒤에 다시 생각하자.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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