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3년은 다시 못올 것 같던 곳에 와있다
감칠맛이라고 해야 하나, 보일듯 보일듯 안보이고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으면
더 안달이 나게 마련이다, 나도 그랬나보다
마지막 날인데, 그래도 혹시 그 감칠맛을 느낄 수 있을까 싶어 다시 가볼까 생각중이다
축축하고 습하고 덥던 그 새벽 공기에 이국적인 풍경들,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네.
그래도,
출근길 떡진 머리의 인부들을 보며 저들은 이 넓은 땅의 어디에서 이곳 마천루의 도시로 몰려든 것일까
길가에 분홍색 노란색 색동 세타를 입고 보따리 옆에 놓고 머리 희끗한 할머니를 보며 그는 문혁의 와중에 자식을 잃었을까 아니면 젊은 도시 여자와 소황제를 애지중지 하느라 정신 없는 화이트 컬러 아들놈에게 버림 받은 것일까
안짜이쉬는 알지만 북한과 남한이라는 두 나라가 있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들었다는 세족실의 산동여인을 보며 그의 고향집에 있을 그의 고향 친구들과 노모는 어떤 모양새의 집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난징루 한복판에 얽혀 있는 일본여자인지 착각하게 되는 노랑 머리 검은 마스카라의 여인네들과 떡질대로 떡진 머리의 피부 거뭇거뭇한 동전 바구니 달랑 들고 다 헤진 옷 입고 있는 아가씨들을 보며 또 그들의 부모와 출생의 일화들은 어떠할까
이런 저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만족스럽다.
언제나 정리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행이 끝나고 나면 항상 그랬듯 시간이 지나면 정리가 될테다.
13일의 의미가 차차 드러날테다
조급하지 말아야지, 쉽게 판단하지 말아야지 다짐하자. 다짐한다.
그런데 이 큰 창, 정말 시원하군
800*600의 답답한 창으로 하루 3억 버는 놈들한테 더 돈 쓰지 말아야겠다.